유하
집은 이제 단순히 사는 곳을 넘어 그 곳에 사는 사람을 대변하는 우주라고 생각해요.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고심해서 붙인 엽서와 사진들, 무심하게 놓인 책들과 소품들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사는 사람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는 것 같아요.
Q.PROJECT 공간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는지 소개해 주세요.
용도에 맞지 않아도 쓸모있게 사는 삶
맥시멀리스트로 사는 저에게 물건들은 항상 차고 넘칩니다. 그래서 그 물건들을 하나하나 용도에 맞는 자리에만 앉혀놓고 필요성 따지다보면 쓸모가 없어지는 것들이 많아요. 하지만 추억과 취향이 깃든 물건을 처리한다는 건 물건에게도 저에게도 너무 잔인한 일이죠.
그리서 저는 어느순간부터 물건의 용도는 전혀 신경쓰지않고 그 자체로써 저희 삶에서 쓸모있는 포인트를 찾아 사용했던 것 같아요. 이젠 물건을 떠나서 저 자체의 사람도 세상에 그런 사람이 되고 싶구요.
Q.공간을 만들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고양이 그리고 식물들
백합과 식물과 아이비는 초보 식집사가 키우기엔 쉽지만 고양이가 섭취 시엔 정말 치명적인 식물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런 식물들은 행잉 형태로 천장에 걸어서 아예 다가가지 못하게 했어요. 그리고 고양이들의 우다다 경주로 몇번 화분을 깨쳐먹은 후엔 깨지지 않는 플라스틱 화분 또는 팟커버같은 분갈이가 필요없는 제품들을 활용하여 위험요소는 줄이면서 인테리어 효과까지 얻고 있습니다.
다른 팁으론 식물대신 푸르름을 담은 인테리어 소품을 활용해서 분위기를 싱그럽게 만들었어요. 시각적인 효과만으로도 직접 식물을 키우지 않아도 집안 전체의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더라구요.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오히려 더 애정이 가는 나만의 공간과 취향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고양이와 식물 모두에게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번 @PROJECT에서 준비한 공간에도 오디, 오복이라는 고양이 두마리가 함께하고 있어서 저의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녹여보았습니다.
Q.물건을 수집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수집 : 취향을 만드는 나다운 여정
저에게 수집은 단순히 물건을 모으는 행위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작은 것부터 시작된 수집은 점차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며 저의 내면을 조명하는 등대 역활이 되었어요.
제가 주로 수집하는 부류는 아날로그적인 물건인데, 특히 앨범과 책 수집을 하면서 스스로의 취향과 선호를 발견하고 더욱 저 자신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게 되었었죠.
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선택과 경험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어떤 취향을 갖게 되는지에 영향을 주죠. 하나씩 모아가는 나만의 물건들이 모여 진정한 나를 대변해주는 것 같아요.